부결 통지를 받고 석 달, 이제야 이 글을 씁니다 (익명으로 올려요)
다
다시봄 (127.♡.0.1)
2026년 7월 7일 오후 11:40 · 수정됨(07. 08. 09:30)
조회 28 공감 0
석 달 전, 등기우편을 받았습니다. 봉투를 뜯기 전부터 손이 떨렸는데, "부결"이라는 두 글자를 읽고는 한동안 거실에 그냥 서 있었습니다. 남편도 저도 그날 저녁 내내 아무 말을 못 했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우리가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는 뜻인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몇 주를 그 생각 속에서 보냈습니다.
용기를 내서 보장원에 상담 전화를 걸었던 게 전환점이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맞벌이 돌봄 공백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았던 점, 그리고 주거 환경 한 가지가 이유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격이 없다"가 아니라 "이 부분이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말로 들리기 시작하니, 그제야 숨이 쉬어졌습니다.
그 뒤로 석 달 — 남편이 근무시간을 조정했고, 저희는 아이 방이 나오는 집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 재상담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구체적인 준비를 들고 갑니다.
혹시 지금 부결 통지서를 앞에 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 몇 주쯤 무너져 있어도 괜찮다고, 그리고 상담 전화 한 통이 생각보다 많은 걸 바꾼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익명이지만 글을 남깁니다.
댓글 (2)
- 두
두아이아빠
07.08 · 127.♡.0.1
용기 내어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자조모임에도 아쉬운 결과 이후에 다시 준비해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사는 가정이 있습니다. 준비하시는 동안 혼자 계시지 말고 모임에도 한번 나와 주세요. 익명이셔도 언제든 환영합니다. - 봄
봄을기다려
07.08 · 127.♡.0.1
지금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라 봉투 이야기에 심장이 같이 내려앉았어요. 그런데 마지막 문단에서 오히려 힘을 얻고 갑니다. 다음 달 재상담,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